북한이 남북간 군 통신선을 일방 차단한지 하룻만에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왕래하는 경의선 육로 통행을 다시 허용했다.
10일 통일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왕래하는 경의선 육로 통행을 재개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측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동·서해지구 군사실무 책임자 명의로 “10일부터 동·서해지구 남북간 육로 통행을 허용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2개 문건을 우리측에 보내왔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부터 남측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입경이 시작됐고 오후에는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공단 관계자들도 남측으로 정상 귀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북측의 군 통신선 차단 조치는 한미 합동군사 훈련인 ‘키 리졸브’ 기간 동안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개성공단과 금강산 출입시 기존 통신선이 아닌 인편으로 명단을 교환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처럼 북측이 ‘키 리졸브’ 훈련을 이유로 군 통신선 차단과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한지 하루만에 통행 재개를 허용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북한은 처음부터 개성공단 통행을 전면 차단할 계획은 없었고 지난 9일 하루 차단만으로도 대남 압박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북한은 이로 인해 남북 관계의 긴장감을 높인 뒤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조기에 나오도록 하는데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반면 북측은 이번 조치가 국제적인 여론을 악화시키고 유일한 경협 창구인 개성공단 통행 중단에 따른 책임론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우리측 진보 진영에서 조차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 차단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흘러 나온 것도 통행 재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매월 10일이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4만여명의 월급날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북한 근로자들이 자칫 제때 월급(1인당 평균 75달러, 총 3백만달러)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등 그에 따른 내부 반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육로통행이 중단되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남측에서 수송 및 공급하는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에 대한 점심 국거리와 간식 등 근로자들의 먹거리 공급이 당장에 큰 차질을 빚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의 경의선 육로통행 재개 조치는 앞서 지적한대로 북측 내부에서도 향후 파급될 일련의 문제점들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면서 개성공단의 정상적인 가동을 위해 남쪽에서 공급되는 유류와 가스 등의 안전공급을 통한 공장들의 작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우선 방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병국 기자/jongha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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