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연주·이태호]

[경기= 이승수 기자]

수확기 농산물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검거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농가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관계 기관의 단속 강화가 요구된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전북 진안에서 17년간 키운 산양삼 100뿌리(시가 2천만원 상당)를 훔친 50대가 체포됐고, 지난 4월에는 경기 포천시 두릅 경작지에서 두릅을 잇따라 훔친 용의자 2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농작물 절도 피해 건수는 2018년 507건, 2019년 524건, 2020년 551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지만,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피해 규모가 작아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에서 농산물 절도 사건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남부 지역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36건이 접수됐지만 검거율은 50%에도 못미치고 오히려 매년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농산물 절도범 검거율이 낮은 이유로는 열악한 치안 환경이 꼽힌다.

수확물 보관창고는 주로 농가와 떨어져 있어 야간에는 직접 감시가 어렵고, 농촌 인구의 고령화 추세로 자력 방범 활동에도 한계가 있다. 

CCTV(폐쇄회로) 역시 마을 입구 쪽에만 설치돼 있거나 아예 설치가 안된 경우도 많아 도난 발생 시 용의자를 특정할 단서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에 경찰은 절도 피해를 막기 위해 이장단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신고 체계를 구축하고, CCTV나 자체 방범 시설 보완 등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범죄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농산물 절도가 잇따르는 지점들을 확인, 지자체와 함께 LED 가로등을 추가 설치하는 등 예방책도 강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확 철을 맞아 절도 피해가 잇따르는 지역의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 보관소 인근 가로등과 CCTV 작동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잠금장치를 점검하는 등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종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