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윤 논설위원, 공학박사,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HLP 운영위원.

[이대윤 논설위원]

2024년을 이끌어갈 분야의 대표적이라고 한다면 CRISPR-Cas9이라고 하는 유전자편집기술이다. 유전자 편집을 통한 인류의 암과 같은 질병치료와 난치병이나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기술은 향후 인류의 생명연장을 위한 생명과학 분야의 기념비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Science지 올해의 혁신기술과 2016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10대 기술에 선정된 이래 “유전자가위”기술은 컴퓨터속도와 용량증대와 더불어 놀랍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크리스퍼 카스나인(CRISPR-Cas9)시스템은 생명창조하고 하는 신의 영역에 인간이 동참하게 된 창세기적인 사건이며 인간이 달에 착륙한 이래로 가장 혁명적인 사건이라고도 한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게 되는데, 특히 영국이나 미국에서 희소 혈액질환 치료제인 “카스게비”가 금년에 시판을 허가받으면서, 혈액암과 백혈병치료 및 연골재생뿐 아니라 마이클잭슨이 죽기까지 그토록 원했던 피부색의 변환등 이제 인간은 원하는 기능을 가진 식물이나 동물등 자체번식기능과 생존기능을 가진 생명체를 조작하여 탄생시킬 수 있는 신의 영역에 도달한 것이다.

이미 농산물이나 야채, 과일 등에 있어서는 유전자조작 농산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유전자 조작된 식품을 먹지 않고 살아가기는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신품종 개발법은 우수종과의 교배방식이나 혹은 방사선, UV투사등을 통한 변이기술을 통한 우량 신품종을 개발하는 방법이었지만 유전공학기술의 발달로 농산물에서 필요로 하는 제초제에 대한 저항력향상, 병충해 저항성 향상, 신선도유지, 당도개선, 수확량의 획기적인 증대 등을 위해 필요한 유전자(DNA)를 변형시키고, FDA식약처로부터 환경유해성 평가 및 인체안전성 평가를 거쳐 우수한 GMO농산물로 탄생하고 출시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옥수수, 면화, 토마토, 콩, 밀등인데, 전 세계 옥수수의 89%이상이 GMO이며, 옥수수는 전통적으로 병충해에 약한 농작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전자변형으로 벌레가 GMO옥수수를 먹게 되면 즉시 위장이 녹아서 죽게 되며, 밀의 경우도 농약을 칠 경우 함께 자라는 가라지만 말라죽고 밀은 주변의 양분으로 더욱 잘 자라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설탕제조에 사용되는 사탕무도 90%이상이 GMO이며, 콩은 94%이상, 면화는 50%이상이다.

생선에 있어서도 추어탕의 재료로 사용되는 미꾸라지의 경우 부경대 김동수교수의 연구로 개발되었는데, 일반 미꾸라지는 15~30그램인데 비해 유전자 변형 미꾸라지는 300그램 정도로 대략 20배 이상 크기와 무게가 차이가 나게 된다. 미국에서는 대구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를 연어와 합성하여, 겨울철에도 잘 성장속도가 2배이상 고성장하게 하는 기술이 개발되었고, 미국 코네티컷대학에서는 무지개송어의 성장호르몬을 변형하여 기존 자연산의 600%까지 커지는 결과를 얻기도 했으며, 소의 우유를 기존 하루 1~2리터에서 최대 20리터를 얻는 유전자 변형소와 10배이상 육질을 얻을 수 있는 슈퍼돼지, 맛있는 닭다리를 많이 얻기 위해 다리가 8개 달린 유전자 변형 닭등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기존의 유전자 조작을 위해 농산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재조합기술로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인체에 적용하고 있는 CRISPR/Cas9 기술은 정확한 표적화, 전단 능력, 저렴한 비용, 편리한 작동 등 엄청난 장점을 지닌 혁신적인 게놈 편집 기술로 여겨지고, 퀀텀컴퓨터의 개발과 같은 빠른 연산처리속도와 용량의 증대와 더불어 생물학 연구에서 더욱 효율적이고 정확한 처리결과를 얻을 수 있다. CRISPR/Cas9 게놈 편집은 암치료, 임상, 뼈 및 연골 복구 등의 치료분야뿐 아니라 원하는 기능을 가지는 신인류의 탄생이나 원하는 피부색, 안구색, 키, 노화방지가 아닌 역노화등의 분야에서도 미래의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치료비가 적게는 5억원에서 30억원 정도로 고가가 소요되지만 머지않아 누구나 유전자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하지만 많은 장점이 있는 신기술이 오히려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신종 어류가 나 올 경우 예상되는 어류의 생태계의 교란과 우리 인체에서 반응하게 될 부작용 등으로 돌연변이 어종이나 동물계 혹은 신인류의 출현이라는 반작용이 예상되는 이유이다. 현재는 유전자편집기술을 통한 치료 성공률만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현실이지만, 유전자 편집기술의 출현은 인간 게놈의 서열을 영구적으로 변화시키고 돌이킬 수 없는 생식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가 잠재적 위험, 문화적, 윤리적 연구규제, 정책 및 공공 지원 문제를 종합적이고 심도있게 고려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지금 장차 다가 올 생명공학기술재앙과 환경재앙 앞에서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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