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 중 고립된 소방관 구조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이승수 기자]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고립된 구조대원 2명이 모두 숨진채 발견됐다.

경북도소방본부는 1일 오전 4시 14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공장에서 화재 진화 도중 고립됐다가 숨진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모(27) 소방교와 박모(35) 소방사의 시신을 수습했다.

소방 당국은 "발견 당시 두 구조대원은 서로 5∼7m 거리에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며 "시신 위에 구조물이 많이 쌓여 있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계단실 주변 바닥층이 무너진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소방청 주관 아래 공식적인 장례 절차가 치러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고립됐던 구조대원들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투입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탈출 직전 화염이 급격히 확산하자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 했으나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발생했으며 최초 발화는 공장 건물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큰 불길은 이날 0시 20분께 잡혔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합동 감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1월 31일 오후 7시 47분께 경북 문경시 한 육류 가공공장에서 화재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있다. [사진=연합뉴스]
▲1월 31일 오후 7시 47분께 경북 문경시 한 육류 가공공장에서 화재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김 소방교, 박 소방사 두 소방 영웅의 희생 앞에 옷깃을 여미고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유족 여러분께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고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고귀하다"며 "두 소방 영웅의 안타까운 희생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경북 문경 화재 현장을 방문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마친 직후 문경으로 출발했다. 회의 이후 예정됐던 당 영입 인재 환영 행사와 박형준 부산시장 예방 등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한 위원장은 회의 시작에 앞서 두 순직 소방관을 호명한 뒤 "이런 영웅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지탱된다"며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 두 영웅의 용기와 헌신을 품격있게 기리고, 유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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