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두루미를 동물원 또는 전래동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조류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 지난 2012년 3월경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후평리 지역에서 150여 마리의 재두루미가 관찰됐다. 이는 김포시가 추진하는 재두루미 취·서식지 조성 사업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3종류의 두루미가 있는데 그 중에서 김포에는 재두루미와 흑두루미 2종이 날아든다.

이에 대해 유영록 김포시장은 “두루미는 자연의 순수함을 의미한다”며 “시는 인간으로서 자연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돌려주기 위해 2008년부터 재두루미 취·서식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이번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재두루미는 우리나라 등 동북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조류로 세계적으로 7,000여 개체만 생존한다. 국내에서도 천연기념물 제203호, 멸종위기 Ⅱ급 조류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희귀 조류이다. 러시아 등지에서 번식해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월동하는 조류로 한강하구의 김포시 일원에서 많게는 100여 개체가 월동을 한다. 먼 과거에는 하성면 후평리 지역에 1,500 ~ 2,000여 개체들이 서식하곤 하였는데 그 때를 생각하는 마을 주민들은 벌판에 재두루미들이 날아들어 장관을 이뤘다고 전했다.
 
김포시는 최근 재두루미가 찾아와 취·서식지로 주로 이용하던 지역 대부분이 개발과 무분별한 농지의 훼손 등으로 찾아오는 재두루미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그 주된 요인을 보면  농작물의 시대적 변화로 과거 단순한 벼농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버섯재배와 시설재배를 위한 비닐하우스 설치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논을 복토해 밭으로 이용하거나 창고를 건축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높은 개발압력과 농지훼손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재두루미의 개체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자연그대로의 농지를 보존할 수 있는 취·서식지를 마련해야 하는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재두루미 취·서식지 복원

김포시는 먼저 2008년경 재두루미 취·서식지에 대한 대체 서식지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과거 도래지인 후평리 일대를 단계별 재두루미 취·서식지 조성 방안에 대한 기본계획과  실시계획을 수립해 2010년경 1단계 용역발주를 시작으로 현재는 2단계 조성 사업이 완료된 상태이다. 재두루미 취·서식지 조성 사업은 월동 및 이동 개체의 도래를 유도하고 기존 취·서식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재두루미의 체계적인 현황 파악과 보호관리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당초 재두루미 취·서식지로 이용하던 홍도평과 고촌 태리, 평리 일대에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국토해양부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조약 및 항공법령이라는 장벽에 막혔다. ‘공항으로부터 8㎞ 이내 지역에는 조류를 유인하는 시설물이나, 조류가 선호하는 어떠한 행위도 제한’이라는 내용이다. 동 지역에서의 보호 행위가 불가능함에 따라 대안으로 과거 재두루미 도래지였던 하성면 후평리를 최종 대안지로 선정하고 지역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조성 사업지로 추진하게 됐다.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 재두루미와 철새

해당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2단계 사업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2단계 사업 중인 지난 2012년 3월 13일에는 처음으로 재두루미 10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150여 마리가 관찰되는 등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재두루미뿐만 아니라 개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가창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고방오리 등도 관찰되어 그 개체수가 어느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재두루미 취·서식지 조성 사업에 대해 성공적이라 예측하지만, 아직은 첫 사례인 만큼 성과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올해도 3억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관련해 시 관계자는 “사업비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와 상급기관에 노크를 해봤지만 성공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예산확보의 어려움에 대한 지난 소회를 전했다.

3단계 사업에는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로 인해 도비 지원도 받을 수 있어 한층 더 수월하게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재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한 동 사업은 2014년까지 4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김포에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간직한 한강하구가 있다. 특히 김포를 해마다 찾아오는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의 철새들은 미래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이에 대해 유영록 김포시장은 “시는 사업지구 내 경작자와 재두루미 보호를 위해 다방면의 협의를 거쳐 먹이주기 활동, 밀렵감시,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등을 추진해 후평리 일원을 재두루미 등 철새의 낙원으로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하성면 후평리 지역에 재두루미가 다시 날아들기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그만큼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잘 보전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시에서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훌륭한 자연학습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지역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관계 전문가와 함께 철새 도래지 복원에 최선을 다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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