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안산시청 정문에 “화장터 결사반대, 김철민 시장은 물러나라”는 피켓을 두른 1인 시위자가 나와 계신다.
안산시 추모공원 건립 예정지역의 주민이신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의 심정은 추운 날이면 같이 춥고 요즘 같은 한여름엔 같이 덥다.
저토록 반대를 하시는데 그 마음을 달래드리지 못하고 추모공원 건립이라는 안산시민의 뜻을 받들어야하는 시장으로서의 책무가 참으로 무겁다.
건립 예정지역 주민의 마음을 시장인 나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내 고향, 내 삶의 터전에 추모공원을 짓겠다면 누가 쉽게 받아들이겠는가.
하지만 안산시장으로서 건립 예정지역 주민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모공원을 품어주시라고 호소를 드린다.
안산시민과 반대를 하시는 주민들 모두에게 너무나 필수적인 시설이기에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건립 예정지역 주민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이 이해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최근 장묘대란은 이미 시작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의 사망자는 약 25만 명이었다. 안산시민의 약 1/3에 해당하는 수만큼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40년간 1,000만명이 사망했는데, 향후 40년간은 그 두 배인 1,9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한다.(2012.07.09. 조선일보 기사 인용) 사후에 장사절차를 진행할 시설도, 시신이나 유골을 안치할 곳도 부족한 탓에 죽을 걱정을 해야하는 시대인 것이다.
한편, 유교문화가 정착되면서 시작된 매장문화는 인식과 사회 여건의 변화로 화장문화로 바뀌고 있다.
유교문화의 발상지인 중국도 개방화를 서두르며 주은래 전 총리와 같은 국민의 존경을 받는 사회지도자부터 모범을 보여 1976년 사망 당시 장사방법을 화장으로 택했으며, 현재는 화장률이 95%를 웃돌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에서 2010년까지 화장률이 33%에서 67%로 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나 안산시의 화장률은 2010년 말 기준으로 82%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장사시설의 부족으로 고인과 유족은 장사시설을 찾아 떠돌아야하고, 직간접 장례비용 또한 급증하고 있다. 유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 외에 또 다른 시름을 앓아야 하는 것이다.
죽는 것이 그렇게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 되도록 지켜보기만 해도 될 것인가. 추모공원의 건립은 나와 우리 가족이 직면한 문제이며 미룰 수 없는, 지금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나는 시장으로서 안산시민 누구에게나 닥쳐올 장례의 문제를 해결해야할 책임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추모공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의 장례가 경건하게 치러지고 가족 가까이에 잠들 수 있도록 시설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사시설의 건립은 안산시가 시민에게 줄 수 있는 따뜻한 복지의 혜택이다. 추모공원 건립에 대한 시민 여러분의 넓은 이해를 구한다.
김 철 민
<안 산 시 장>

경인종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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