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시인. 수필가

▲2018 해외문학 시 부문 등단

▲2019 한양문학 시 부문 최우수상 수상

▲2020 문예마을 수필 부문 등단

▲2020 시인마을 시 부문 등단

▲2020 자매시집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 발간

▲2021 한양문학상 대상 수상


 

손톱을 깎으며

 

초승달 같은 긴 손톱 잘라내니 

손톱 끝에 푸른 청년의 

날카로운 감각이 다시 살아나 

까칠한 날것의 싱싱함이 새롭다 

적로(滴露)를 맞으며 날밤을 밝히던 

열정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세월에 닳고 닳아 무디어진 

나태함에 얼굴이 붉어진다. 

매일 손톱이 자라듯이 

매일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위선처럼 

사랑보다 계산이 먼저 앞서는 

그런 시간을 보내며 깨닫지 못한 무심함 

손톱을 깎다가 죽비를 맞았다. 

선의로 포장된 부정(不正)을 깎아내고 

어긋난 인연도 잘라내며 

깔끔하게 정리된 손톱을 보니 

순수로 만월(滿月)이었던 

초심(初心)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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