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윤 논설위원, 공학박사·명지대학교 통합치료대학원 교수.

[이대윤 논설위원]

이제 불과 2주 후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한 명의 국회의원이라도 더 자기 진영에서 뽑히게 하려고 안간힘이다. 국회의원은 정치를 하는 집단이다. 정치인은 바른 정치를 통하여 국가의 기틀을 잘 다지고, 국민의 민생을 돌보고, 국민으로 하여금 더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본래의 사명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의 국회의원 출마자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더 이상 아무런 관심사가 아니다. 오직 선거기간 동안 국민을 현혹하여 자신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는 것 만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은 이제 국민에게는 ‘비호감’, ‘국민 밉상’, ‘계륵’으로 낙인찍힌 지 오래되었다. 심지어는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인식이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거실에 있는 코끼리(Elephent in the living room)처럼 말이다. 냉장고에 구겨서 넣을 수도 없고, 집 밖으로 내 쫒을 수도 없다. 다만 코끼리가 집안 살림을 박살 내지 않도록 살살 다루며 함께 살아야 한다.

문제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요인 중 대표적인 하나가 양당정치 구조 때문이다. 국민의 다양한 요구가 법안이 정치적 판단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끊임없는 당내부에서의 계파갈등, 정치인간의 소통부재와 그들만의 이익실현을 위한 합종연횡으로 여론몰이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의 20대-30대의 80%이상이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는 원인이 이 같은 기성정치인들의 마키아벨리즘적인 사고와 정치 양태에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한 때 시청률 21%를 자랑하던 ‘개그콘서트’가 망한 이유가 정치 때문이라는 웃기기도 하고 슬픈 말이 있을 정도다.

우리의 청년세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투표에 참석을 안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객관적인 사실을 공유하면서 건설적인 대화를 원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신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해결방안은 없는 것인가? 첫째로 거대 양당 구도 개혁을 통한 다당제 구현이다. 현재의 시스템에서 과반 이상의 다수 석을 확보한 당이 발의한 법안은, 아무런 의견수렴이나 논의 없이 무사통과 되고, 그것이 야당의 정책인 경우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으로 거부 함으로써 통과되기에 한계가 있다.

심지어는 과반 이상의 국회의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정당이 수립한 정책은, 무조건 통과되어야 하고, 과도한 욕심을 채우기 위하여 각종 정부의 통계를 조작하거나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졸속으로 진행하여 수많은 정부예산의 낭비와 국민의 혈세가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생겨나는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거대양당의 국회의원수를 늘이기 위하여 ‘위성정당’이라고 하는 꼼수조차도 서슴지 않는 파렴치한들, 그들에게 무슨 조언이 필요할까?

둘째는 무책임한 언론에 대한 문제이다. 언론은 사실에 입각한 보도와 정보전달, 올바른 여론의 형성과 계몽, 정부 정책의 감시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언론은 편파방송 내지는 편향된 사실보도로 언론사가 지향하는 여론형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매스미디어 방송뿐 아니라 휴대폰으로 모든 정보를 제공받는 신세대에게는 상대방의 비리나 의혹을 들춰내기만 해도 일단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소셜미디어의 조작된 뉴스의 성행도 커다란 문제점의 하나로 등장한 지 오래다.

2016년 힐러리와 트럼프가 격돌 당시에도 러시아에서 생성된 대표적인 가짜뉴스와 페이스북 그리고 페이크영상(Fake Image)이 1억2천만명에게 노출되었고 870만회이상 ‘좋아요’ 와 ‘공유’를 했고, 열심히 퍼 나른 가짜뉴스 매체인 ‘브라이트바트뉴스’의 대표인 스티브배넌은 백악관 수석고문으로 임명되었다. 당시 정의로운 한 기자가 백악관을 향해 “왜 거짓말을 합니까”라고 항의하니까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한 말은 “우리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대안적 진실(Alternative Truth)을 말했을 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기자가 재차 “그냥 거짓말이라고 하시지요”라고 압박했지만 아무도 기자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미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TV뉴스에서 연일 양당의 선거후보 공천에 관한 내용일색이다. 자칫 ‘최악의 비호감 선거’로 기록될 수도 있는 현장을 목도하며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투표일을 기다린다. 시민 한 명 한 명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거대 양당의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심부름꾼에 대한 당신의 선택이 무관심이나 회피가 아니고 바른 한 표를 행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총선의 의미와 우리에게도 정치희망이라고 하는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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