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칼럼니스트,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김영배 칼럼니스트,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기업이 자사 상품을 고객에게 알릴 수 있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 광고이다. 

광고의 효과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광고의 반복적 노출을 통해 고객과의 접촉 빈도가 높아질수록 광고효과도 올라갈 것을 기대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천문학적 광고비를 투입하고 있다. 

오늘날 방송 광고의 노출 빈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 경쟁도 격해지고 광고 회피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광고의 빈도를 아무리 높여도 광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상품의 매출은 떨어져서 고민이 깊어진다. 

이에 반복 노출의 효과성을 검정했던 김효규(2012)의 ‘광고의 반복 노출과 광고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면 광고가 2회 이상 반복 노출될 때 약 15%의 광고 인지율이 상승하였다. 광고의 인지율이 올라갈수록 광고에 대한 태도와 신뢰도, 구매 의향도 높아졌다. 

그러므로 광고의 인지율을 높이려면 최소 2회 이상의 반복 노출이 필요하며, 광고의 효과를 기대하려면 최소 6회 이상의 광고 노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광고의 횟수를 늘리고 표현 방법을 강화하면서 광고의 노출 빈도를 높이면 광고의 효과도 점차 올라가는 것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막상 현실적으로 기업들이 어마어마하게 광고비를 투입하여 광고를 집행하고 있지만, 광고의 설득 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채널 수가 증가하고 수많은 광고가 범람하였기 때문이다. 또 광고 표현이 강해지고 판매 의도가 드러날 때 고객이 거부감으로 광고를 회피하게 된다. 

또 소비자가 정보를 통제할 수 있어서 능동적 회피가 가능하게 된다. 이에 ‘광고 매체별 광고 회피 수준과 요인에 관한 연구’에서 양윤직, 조창환(2012)는 광고 회피에 직접 영향을 주는 변인은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와 광고로 인한 지각된 의도성 때문이라 했다. 

소비자가 느끼는 광고 혼잡도와 그에 따른 회피는 광고에 대한 부정적 태도로 이어지고, 광고효과의 하락으로 나타나며, 지각된 의도성은 광고 회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광고 회피가 심한 인터넷은 ‘경품’으로 호객하며, 방송은 ‘중간광고’, 신문은 ‘변형광고’, ‘기사식광고’, 잡지는 ‘태그’ 활용 등 기업 광고를 회피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시도하고 있다. 

광고 회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법 중에 잠재의식 광고가 있다. 잠재의식 광고는 역하광고라 하는데, 무의식 상태에서 영향을 받도록 잠재의식에 호소하는 광고이다. 

특정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사이사이에 아주 짧은 컷을 삽입하여 보여주면 부지불식간에 지각이 되지만, 워낙 짧아서 미처 인식하지는 못하고 무의식의 기억 속에 잠재된다. 

1958년 미국 뉴저지주의 제임스 비커리(James Vicary)가 영화의 필름에 짧은 프레임의 '코크를 마셔라(Drink Cake)', '팝콘을 먹어라(Eat Popcorn)'는 자막을 삽입하여 극장 고객을 대상으로 보여주었다. 

그 결과 잠재의식 광고에 노출된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은 콜라와 팝콘을 사 먹었다. 이 광고는 사람의 지각 체계로는 쉽게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의 순간 자극을 반복하여 자연스럽게 잠재의식 속으로 스며드는 광고 기법이다. 우리나라는 잠재의식 광고를 허용하지 않는다. 

잠재의식 광고와는 다르지만, 영화나 드라마 등에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광고가 PPL이다. PPL은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게임 소프트웨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주인공 소품이나 배경 속 소품으로 배치하여 자연스럽게 제품을 보여주는 광고 기법이다. 

편성 과정부터 브랜드와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크로스미디어전략이다. 프로그램 제작자는 제작비를 충당하고, 기업은 광고 회피를 차단하여 광고효과를 얻는 일석이조의 전략이다.

이처럼, 기업은 다양한 기법의 광고를 시도하면서 소비자의 삶에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잠재 고객의 잠재된 욕망을 자극한다. 이렇게 욕망이 자극받을 때 강력한 욕구가 살아난다. 

광고는 소비를 사회적 미덕이라고 설득한다. 오늘날 산업이 발달하고 대중매체가 생활 속으로 침투하면서 광고는 소비자의 일상이 되고 있다. 광고는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광고는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광고가 소비자의 편익에 부합된 생활 가치를 이끌 때 광고 회피는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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