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 마련된 흉기난동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신선영 기자]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모(33)씨의 신상공개 여부가 오는 26일 결정된다.

서울경찰청은 오는 26일 피의자 조씨의 얼굴과 실명·나이 등을 공개할지 검토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 알권리 보장과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내·외부 인사들로 위원회를 꾸려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현재 관악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조씨는 영장심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서 "너무 힘들어서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자세한 범행 경위와 배경, 범행 이전 행적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숨진 피해자의 유족은 이날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자신을 피해자의 사촌 형이라고 밝힌 청원인 김모 씨는 "신림역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형이라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적었다.

김씨는 "악마같은 피의자는 착하고 불쌍한 제 동생을 처음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였다"며 "유족들은 갱생을 가장한 피의자가 반성하지도 않는 반성문을 쓰며 감형을 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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