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한준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호주를 상대로 9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호주에 2-1로 승리했다.
전반 종료 직전 실점한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성공시켜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연장 전반 14분 손흥민이 직접 프리킥으로 역전 결승골을 꽂아 극적으로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2015년 아시안컵 호주 대회 결승에서 호주에 연장 접전 끝에 당한 1-2 패배를 시원하게 되갚았고 호주와 역대 전적에서 9승 11무 9패로 균형을 맞췄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호주 대회 이후 9년 만으로 한국은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8강까지 올랐다.
연장 혈투 끝에 탈락한 호주 대표팀의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은 클린스만호가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는 이유로 '빅리거'들의 힘을 꼽았다.
아널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호가 연이어 경기 막판 매섭게 몰아치는 이유를 묻는 질의에 "내 생각에 한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경기하는 유럽의 '톱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며 "그들은 바이에른 뮌헨, 토트넘 홋스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서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뛴다"고 말했다.
클린스만호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돌격대장 황희찬(울버햄프턴)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아널드 감독은 "아쉽게 8강에서 발길을 돌렸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단이 더 성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음 경기는 '90분 승부'를 다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는데, 직접 부딪쳐보니 정말 힘든 경기였다"면서 "또 한 번의 드라마가 쓰였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매우 자랑스럽고, 선수들과 이렇게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면서 "환상적인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고, 선수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팀 분위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타지키스탄을 1-0으로 물리친 요르단과 7일 오전 0시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