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의 논설주간. 경영학 박사
▲강준의 논설주간. 경영학 박사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시대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지혜롭게 살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각주구검(刻舟求劍) 의 낡고 구태한 사고방식으로 왕년을 읊조리며 나 때는 말이야 라는 표현은 구시대적 발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융·복합 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과 인공지능으로 인한 사람의 설 자리조차 좁아지는 것은 아니냐는 염려스런 말들이 나오지만 사람의 존재와 역할에 대하여는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컴퓨터와 인공지능 개발로 사람의 역할이 좁아진다 할지라도 인간 본연의 존재 의미는 변하지 않으며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을 위한 시스템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쟁의 개념이 뚜렷하고 경쟁을 전제로 생각해야 하는 오늘날은  다변화하는 환경과 인간관계의 처세를 비롯 상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면  자신의 존재성을 나타내는 것은 차치하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존재감도 드러낼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국가를 위해 지역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 정치적 지도자들에게는 자신의 역할에 대한 바른 정립과 정체성이 생명이라고 여겨진다.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고객의 욕구에 맞도록 경영해 나가려면 고객의 요구와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처럼 국민을 위해 일하고 봉사하겠다는 지도자들의 생각과 자세 또한 국민의 요구와 바람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고 국민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지도자는 존재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는 변화하는 상황과 치열한 경쟁의 와중에서 정확한 상황판단 및 시대적 감각의 분석을 통해 빠른 적응이 요청되며 구성원들 각자의 책임을 통해 조직의 힘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성과를 생명으로 하는 기업에 있어서 존립의 가장 큰 경쟁력은 끊임없는 도전에 대응하는 창조적 정신의 계발과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다. 효율적인 조직 활동이라는 것은 조직의 내적 조화를 통해서 강력한 통일적 유기체성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시 말해서 전체의 각 부분이 하나의 공동 목표를 향해서 응집하는 힘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집단 안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이 그 체계의 질서에 적응하고 자기의 위치를 올바로 발견하는 일이다. 이는 조직에 속한 구성원들이 그 조직의 체계와 질서 가운데 조직의 존립 목적인 책무를 바르게 인식하고 그 책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존재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기업이 경영의 합리화와 기술의 개발을 위한 창조적인 지성을 갈망하며 깨어 있는 것처럼 지도자들도  각자의 경쟁력을 구축하고 대국민 행정서비스 만족을 위해 깨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객관적인 상황 속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보다 포괄적인 목표를 향해서 도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도 근성이 있는 지도자들을 기대하게 된다. 근(根)이란 뿌리라는 뜻이다. 즉 근성이란 끈기 있게 노력을 계속하는 성질을 말하나 초목의 뿌리와 같은 성질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초목의 뿌리는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말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 

초목이 성장하고 개화하고 결실하는 것은 뿌리가 땅속에서 양분과 수분을 찾아 흡수함으로써 초목이 성장하고 개화하고 결실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목의 성장과 개화에는 관심을 갖게 되지만 그것을 키우는 뿌리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고 아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뿌리는 아무리 노력하고 수고해도 그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또 그 모습을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뿌리의 역할이 소홀히 이뤄지거나 제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 않다면 초목은 제대로 서있지 못할 것이다. 우리들의 삶 또한 그러하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남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내면에 자리한 나의 뿌리는 어떤 생각으로 어떤 모습으로 한해를 살아왔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스스로를 돌아보아 깨닫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고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나는 변화하지 않는 과거 속에 살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흐르는 강물 위의 뱃전에다 흔적을 남겨놓고 그것을 찾으려 돌아가는 어리석은 일상에 대하여 성찰의 매듭이 필요하다. 후회스럽고 아쉬웠던 것들 서운하고 미워했던 마음들조차 내려놓고 가자. 

해를 보내는 지금이 그 적당한 때라는 것을 알고 뱃전에 흔적을 남길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에 다 흘려보내고 가자. 그래야 새로운 해를 새롭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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