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의 논설주간. 경영학 박사 

4차 산업혁명, 융,복합, 인공 지능을 비롯 수식어의 다양함처럼 우리는 여러 모습으로 살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실만큼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한 처세 또한 단순하지 않다. 서점가에 시대적 환경을 배경으로 생존전략 및 처세술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처세술에 관한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전했던 것 같다. 처세술에 관한 오래된 책 중에 채근담이 있는데 이는 짧은 문장으로 이뤄진 일종의 잠언집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의 지혜 그리고 인간관계의 가르침을 기록한 것이고 후편은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즐거움을 얘기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읽어보고 생각해도 좋을 듯 싶다.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 넉넉한 여유를 일깨워주는 반면 더불어 사는 사회생활 가운데 욕심과 과욕에 대한 경계의 말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넘침도 부족함도 없는 균형이 잡힌 상태 즉 중용의 미덕을 강조하는 내용들을 발견하게 된다. 

과욕으로 인한 병폐처럼 후유증이 무서운 것은 없다. 욕심 때문에 우리사회가 얼마나 많은 몸살을 앓아 왔고 또 앓고 있는지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그로 인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200년 전 실재했던 의주 상인이며 무역의 거상이라 일컫는 임상옥은 죽기 전 자신의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라는 유언을 전해줬다고 한다.

그는 생전 “계영기원 여이동사(戒楹祈願 與爾同死) 가득 채워 마시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 라고 스스로를 경계하며 살았다고 전해진다.

문헌으로 전해지는 얘기라서 그 진위를 가늠해 볼 수는 없지만 글귀의 내용은 계영배라는 술잔에 새겨진 문구로서 이 잔의 가르침이 자신을 거상으로 이루게 했다고 한다. 

계영배란 가득 채우는 것을 경계하는 잔으로 욕심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임상옥은 계영배를 통해 이러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그는 최고의 상인이었음에도 명예욕이나 권력욕을 탐하지 않았다고 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어느 한 곳 예외 없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옳고 그름의 본질을 벗어나 다다익선(多多益善) 의 물량주의가 일반화 돼버렸다.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명목으로 인해 본질에서 벗어난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의미는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에서 이타적인 것에서 이루어 저야 하는데 자신의 생각과 판단 그리고 관점에서 말하고 행동하다 보니 이기적인 욕심과 상대보다 자신이 중요하고 내가 더 가지고 누려야 한다는 것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공동체적 사고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어려움에 닥쳤을 때 갖고 자기 일처럼 여기는 측은지심과 따뜻한 감정을 가진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 다양성의 부조화를 통해 자기중심적 사고와 진영논리 그리고 이념의 대립으로 인해 증오심이 잠재해 있는 것 같다.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 정치적 역할이 한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진영의 논리에 함몰되어 나와 다른 상대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에까지도 증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되는 국민적 공동체의 화합과 더불어 사는 의식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동체에 대한 성찰과 공존하는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그 어느 때보다 공존에 대한 문제의식과 더불어 분열된 현실에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되 그 다양성이 자신의 이기적인 언행으로 곡해되어서는 안 된다. 다양성은 보편타당한 사회질서와 더불어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선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오로지 자기 것을 주장하고 지키기 위한 다양성의 주장하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이다. 공동체적 가치의 실천은 민주 시민으로서 우리 모두 에게 주어진 가장 소중한 원칙이라 

여겨진다.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음으로 인해서 무너진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시켜 나가야 한다.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라 이타적인 마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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