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의 논설주간. 경영학 박사

모든 운동경기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 종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규칙이 존재하는 것은 공평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규칙이 공정하게 지켜질 때 경기에 임하는 선수는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것이다. 

규칙이 어느 한편에 유리하게 적용이 된다든지 일방적인 기준에 따라 규칙이 정해진다고 하면 경기 본래의 의미는 퇴색하고 지켜보는 관중의 입장에서도 관심 밖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지켜야 할 원칙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법 일수도 있고 상식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앞서야 될 것이 인격적 관계라 여겨진다. 

인격이란 인간의 기본적인 언행이다. 나와 네가 그리고 우리 사이에 인격적 관계가 지속될 때 사회는 좀 더 너그럽고 보편타당한 질서가 유지될 것이다. 중국인들이 이상향으로 꼽는 요순(堯舜)시절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법이 없는 사회였다. 

법이 아닌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던 시대. 그 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이 사람과 사람사이에 신의가 넘쳐흘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언행은 나와 내 가족만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이웃은 물론 자신이 속한 사회나 국가 그리고 나아가 범세계적인 화해와 조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좁은 열쇠구멍으로 사물을 평가하노라면 구멍으로 보여지는 사물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 유사한 표현이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면 안경의 색상에 따라 사물은 평가되고 판단된다. 이를 편견이라고 하는데 편견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사람이나 사물 그리고 어떤 대상에 대해 한쪽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스스로 비뚤어진 안목을 내 보이는 격이다. 특히 사람에 대한 편견은 그 대상에 대하여 씻을 수 없는 오류나 과오를 범하기도 한다. 

인간은 용모로 판단할 수 없다. 혈통도 아니고 학벌이나 능력 그리고 지위도 아니다. 그것들은 단지 사람이 걸치고 있는 의상에 불과한 것이다.  결과로써 공과를 논할 수는 있으나 겉으로 드러난 사실을 평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 것이다. 

마음의 편견을 무너뜨려야 할 것이다. 편견은 감정의 사치일 뿐 이성의 무기는 되지 못한다. 우리 사회가 힘의 논리와 아집 그리고 편견으로 팽배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나침이 부족함만 못하다는 옛 가르침을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사회가 혼란스럽고 안정스럽지 못하는 것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학자의 주장이 생각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처절한 싸움 같은 총선 다툼이 진행 중이다.  

국정 운영의 안정을 위해서 한 표라도 더 달라고 어느 편에서는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총선의 근본적인 목적은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입법 활동을 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일군을 선출하는 것일진대 정치적으로 함몰된 총선은 온갖 가짜 뉴스와 상대편에 대한 험담으로 일관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지켜보는 국민들 또한 본질이 흐려지는 사안의 문제만큼 자기만의 잣대를 가지고 판단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공약은 실종되고 상대의 약점과 비방으로 일관되는 선거 전략을 지켜보는 유권자는 자신의 권리를 행한다는 의미보다 뭔가에 떠밀리고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 

같은 사안에 대하여서도 진영 논리에 따른 해석은 전혀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막말과 더불어 법질서도 무색한 듯싶다. 하루빨리 선거가 끝나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작은 지역사회에서 내편 네편 으로 나누어 반목할 수밖에 없는 모습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정치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보다 이해관계의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 

그래서 이 싸움들은 더욱 치열해지고 누군가 만신창이가 되어 죽을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편견일지 몰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신의를 수반한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싶은 바람이다. 

선거는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하나의 방편 일 뿐이다.

선거를 통해서 탈법적인 세상이 온전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서로가 지켜야 할 원칙이 있고 각자의 인격적인 언행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자신을 위해서 온갖 편법과 비인격적인 언행으로 상대를 비방하고 유권자들을 편 가르기 하는 선거 운동에 우리 사회의 법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지역사회를 대표하고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군을 선출하는 이번기회에 당리당략을 떠나 후보자의 됨됨이를 살펴보고 탈법과 편 가르기로 국민을 우롱하는 후보자를 가려내는 것이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여 지역에 필요한 일군을 뽑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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