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사진 윤재천기념사업회 제공

[윤재천 수필 ㉞]

글은 삶을 제재로 하는 것이기에, 작품은 ‘인간학(人間學)’이다. 보다 진지하고 실감나게 삶의 현실을 하나의 틀로 만들어 재현하는 노력자체가 작가를 비롯한 독자의 관심사가 된다.

작가는 ‘글’이라는 것에 나름의 지론을 펼친 후, ‘테마가 있는 수필’을 운운하며 제시한 어휘가 ‘명리학’이다. 자연히 관심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글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한 정보와 내용을 들어볼 수 있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누구나 그것을 신뢰하거나 하지 않던 운명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은 어떤 운(運)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장차 전개될 삶을 비롯해 그 주변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작가가 수필에서 명리학을 운운하니, 누군들 일손을 멈추고 글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명리학’은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말한다.

우주 삼라만상과 대자연의 섭리에 비유하여 인간의 운명을 예측-점을 치는 동양철학 중의 하나다.

이 분야의 관심은 옛 사람들도 같으며, 중국의 삼황(三皇) 중의 한 사람인 복희씨의 이름이 먼저 언급 된다.

그가 황제가 됐을 때, 그의 덕을 찬양하기 위해 용마가 내려왔다.

그 용마(龍馬)의 등에 신기하게도 점이 형성되어 있어, 이 반점의 모양에 따라 팔괘(八卦)를 완성했으니, 이것이 ‘오행상생도(五行相生圖)’다.

고대 중국 시대에 대홍수가 일어나 백성들의 생활이 어렵게 되자, 임금이 아들 곤에게 치수(治水)공사를 맡겼으나 큰 성과를 보지 못하자, 곤의 아들 우에게 다시 맡겨 치수공사를 성사시키니, 하늘이 우의 치수공사를 찬양하여 낙수에 신기한 거북이 출현했다. 거북이 등에 점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음양오행(陰陽五行)의 기본 틀을 완성했다. 그가 바로 후에 왕이 됐으니 - 성군 ‘우 임금’이다.

이 분야의 발전엔 공자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여 그도 운명을 헤아려 천기를 감지하는 일에 재미를 느껴 손에서 주역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명리학은 대자연의 진리에 입각하여 생(生)하고, 극(克)하며, 제(劑)하고, 화(和)하는 이치와 음양오행의 변화무쌍한 이치로써 수요장단과 길흉화복을 추측했던 것으로, 인간의 현상과 미래의 예측까지 우주순환법칙의 변화에 따라 결정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명리학이 주역에서 파생된 사주를 보던 기술에서 벗어나 학문으로 평가를 받기 위한 길을 찾아가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만큼 전통학문에 대한 확신과 관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 이 되기 위해선 확실한 근거와 현실성이 부합되어야 한다. 고대로부터 내려온 역학이 현대의 삶에 유용한 지식이 되는지는 공감하느냐 마느냐 하는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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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 윤 재 천

경기도 1932년 안성출생, 전 중앙대 교수, 상명여대 교수 등 ‌한국수필학회 회장, ‘현대수필’ 발행인, 한국문인협회 고문, 국제펜클럽한국본부 고문 등 저 서 수필문학론, 수필작품론, 현대수필작가론, 운정의 수필론 수필집 ‌ ‘구름카페’, ‘청바지와 나’, ‘어느 로맨티스트의 고백’, ‘바람은 떠남이다’, ‘윤재천 수필문학전집’(7권), ‘퓨전수필을 말하다’, ‘수필아포리즘’, ‘구름 위에 지은 집’ 등 수 상 ‌ 한국수필문학상, 노산문학상, 한국문학상, 올해의 수필가상, 흑구문학상, PEN문학상, 조경희 문학상, 산귀래문학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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